1. 학습 정리

이번 강의에서는 ‘인간은 왜, 무엇을 위해 행동하는가?‘라는 물음에서 출발해, ‘행동의 목적 → 욕구 → 행복’으로 이어지는 흐름을 정리했다.

1.1. 행동의 목적

생명체는 고정된 상태에 머무르지 않고 끊임없이 행동한다. 여기에는 외적 행동과 내적 행동이 모두 포함되며, 심리학에서는 관찰할 수 있는 행동에 주목한다. 행동이란 단순한 움직임이 아니라 의도와 목적을 가진 행위이다.

고전적으로는 그 목적을 ‘생존과 번식’으로 정의한다. 여기서 번식은 단순한 재생산이 아니라 유전체의 확대와 전승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수사자의 교체 이후 발생하는 영아 살해는 암컷의 수유 기간 동안 번식이 불가능한 포유류의 특성 때문에, 번식 기회를 확보하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또한, 미어캣 집단에서 우두머리 암컷이 유모 역할 암컷의 번식을 억제하는 것은, 집단 전체의 생존력을 높이는 전략으로 볼 수 있다. 이처럼 유사한 행동이라도 맥락에 따라 목적은 달라질 수 있다.

그러나 인간의 행동은 단순히 ‘생존과 번식’만으로 환원하기 어렵다. 전쟁 속 영아 살해, 헤롯 왕의 일화, 메데이아 신화, 안데르센의 인어공주, 혹은 성심당 근처 가게의 사례를 볼 수 있다. 여기에는 프로이트가 말한 인간의 근본적 활동인 ‘일과 사랑’이 더 적절한 틀이 될 수 있다. 이는 고도로 발달한 인간의 신경계 덕분이다. 인간은 단순한 1차원적 사고를 넘어 추상적 개념을 결합해 행동한다. 나아가 이러한 추상성은 집단 차원에서 공유되며, 이는 나중 강의에서 다루게 될 주제이다.

1.2. 욕구

욕구는 발생하여 행동을 일으키는 원인이다. (물론 인간은 이를 조절하거나 편차를 가지는 모습을 보인다.) 욕구의 구조를 설명하는 틀은 매슬로의 욕구 위계 이론(1943)이다. ‘생리적 → 안전 → 사회적 → 자존 → 자아실현’으로, 이전 단계가 충족되어야만 다음 단계로 나아가는 순차적(sequential) 모델이라기보다는, 각 욕구가 비타민처럼 서로의 보조인자(cofactor)로 작용하는 모델에 가깝다. 모든 욕구는 일정 수준 이상 충족될 필요가 있으며, 어느 하나의 부족은 다른 영역에도 영향을 미친다. 이를 보여주는 연구로, 학생 식당에서 식전/식후 집단을 비교했을 때, 식후 집단에서만 사회적 관계가 삶의 만족도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기본적인 결핍이 완화될수록, 사회적 요인이 행복을 좌우한다는 사실이다.

1.3. 생리적 욕구

생리적 욕구는 생존을 위해 반드시 충족되어야 하는 기본 조건이다. 여기에는 충분한 수면(7~8시간), 균형 잡힌 식사, 계절에 맞는 의복(털이 없는 인간의 특성), 위생적이고 건강한 신체, 안전하고 깨끗한 주거 환경 등이 포함된다.

1.4. 심리적 욕구

생리적 욕구 위에는 심리적 욕구가 존재한다. 자기 결정성 이론(1985)은 이를 자율성, 유능성, 관계성 세 가지로 정리한다. 이 욕구들이 충족될 때 개인은 심리적 안녕과 성장을 경험하며, 내재적 동기를 유지한다. 반대로 충족되지 않으면 심리적 위기를 겪고, 극심한 박탈은 트라우마로 이어질 수 있다.

자율성(autonomy)은 독립 여부가 아니라, 선택의 감각과 통제의 위치에 관한 것이다. 선택하지 않은 독립이나 강제된 의존은 자율성을 침해한다. 아동은 부모에게 정서적으로 의존하면서도 환경 속에서 선택을 배워야 한다. 이 과정에서 물리적/심리적 경계 존중이 핵심 조건이 된다. 경계 침범은 결과가 좋아도 스트레스가 남으며, 경계를 존중하지 않는 것은 안전한 사람/관계가 아니다. 또한 착각이라도 선택할 수 있다는 인식을 가지는 것이 심리적 생존력을 높인다.

유능성(competence)은 성취의 수치나 타인의 평가가 아니라, 자기조절과 목표 추구 과정에서 느끼는 유능감을 의미한다. 실패와 성장이 포함될 때 비로소 유능성이 유지되며, 이는 내재적 동기를 강화한다.

관계성(relatedness)은 인기나 지표가 아니라, 있는 그대로의 나로서 타인과 연결되고 소속감을 경험하는 것이다. 상호작용 속에서 손상되지 않는 안전한 관계가 존재할 때 충족된다.

2. 적용점

나에게 ‘행동’과 ‘왜?’라는 물음은 늘 매력적인 주제다. 나는 어떤 대상을 이해할 때 먼저 그것을 최대한 명확하게 정의하고, 그 정의 위에서 최적화(optimize)를 추구한다. 이렇게 모호함을 줄이고 재현할 수 있는 설명을 만들어내려는 습관은 내 성격이자 메타 인지적 특징이라 생각한다. 이번 과제에서도 나의 사고방식대로 강의에서 다룬 개념들을 충실히 발전시켜 보고자 한다.

2.1. 퍼셉트론의 ‘행동’

강의에서는 행동을 단순한 움직임이 아니라 의도와 목적을 가진 출력(output)으로 정의했다. 생명체의 기본 목적을 ‘생존과 번식’으로 설명할 수 있지만, 인간은 여기서 더 나아가 ‘일과 사랑’이라는 추상적 가치를 추구한다.

이 점에서 단순한 생명체는 단층 퍼셉트론, 인간은 다층 신경망으로 비유할 수 있을 것이다. 하위층은 생물학적 보상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상위층은 추상적 입력을 통합해 행동 정책(policy)을 조정한다. 인간의 행동은 이렇게 복합적 층위를 통해 출력되는 것으로 보인다.

2.2. ‘일과 사랑’의 해석

그렇다면 ‘일과 사랑’은 무엇을 의미할까? 카뮈의 시지프는 바위를 끝없이 산 위로 밀어 올려야 하는 형벌을 받지만, 그 반복적 노동 속에서 스스로 의미를 부여한다. 나는 이 과정을 부조리 속에서도 삶을 긍정하는 방식으로 본다. 노동은 반복을 통해 의미를 창조하고 최적화를 추구하는 과정이 될 수 있다.

내가 생각하는 사랑은 이와는 다른 결을 가진다. 그리스도교적 아가페에서 비롯된 무조건적 사랑, 곧 존재 자체를 받아들이고 연결되는 경험이다. 대가를 기대하지 않는 사랑은 자기 외부의 존재와의 연대를 통해 더 넓은 의미를 발견하게 한다.

따라서 ‘일과 사랑’은 서로 다른 차원에서 인간이 추구하는 가치를 드러낸다. 나에게 일은 삶의 과정에서 최선의 방향을 탐색하는 방식이며, 사랑은 그 과정을 넘어 더 큰 의미를 확장하는 힘이라는 것이다.

2.3. 욕구의 아키텍처

인간의 욕구는 시스템 아키텍처처럼 보인다. 생리적 욕구(수면, 영양, 의복, 청결 등)는 하드웨어와 같고, 심리적 욕구(자율성, 유능성, 관계성)는 소프트웨어와 같다. 두 영역은 독립적이지 않고 서로의 충족을 보조하며(cofactor), 함께 시스템의 품질을 결정한다.

하드웨어는 예측할 수 있는 최소한의 물리적 조건을 요구하는 반면, 소프트웨어는 추상적 가치에 의해 평가된다. 두 욕구와 동일한 위상(topology)이 아닐까? 인간의 삶은 이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가 균형을 이루며 유지되는 복합적 아키텍처인 셈이다.

2.4. 자유의지와 자율성

인간의 행동 그 핵심에는 ‘나는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가?‘라는 물음이 자리한다. 자유의지는 실재 여부를 떠나, 인간이 자기 삶을 주체적으로 살아가는 데 필요하다고 믿는 개념이다. 자기파괴 대신 자유의지를 전제할 때 우리는 자신의 선택을 책임지고, 그 안에서 의미를 찾을 수 있다.

이 점은 곧 자율성 욕구와도 맞닿아 있다. 자율성은 내가 내 행동을 내 선택이라고 경험하는 감각이다. 자유의지는 자율성을 가능하게 하는 정신적 토대이며, 자율성은 자유의지를 삶 속에서 구체적으로 실현하는 방식이라 할 수 있다.

2.5. 인공지능과 유능성

유능성은 단순히 성취 결과나 타인의 평가로 측정되지 않는다. 그것은 목표를 세우고 시도하며, 실패를 경험하면서도 다시 조정하고 나아가는 과정에서 형성된다. 유능성은 완벽함이 아니라 학습과 성장의 경험에 뿌리를 둔다.

이 점은 인공지능의 gradient descent 학습 과정과 닮았다. 특정한 데이터에 과적합(overfitting) 된 모델을 좋은 모델이라고 하지 않는다. 인공지능은 손실(loss)을 경험할 때마다 역전파(backpropagation)를 통해 가중치를 조정하며, 점차 더 나은 출력을 만들어낸다.

인간의 유능성도 실패와 오류를 학습의 자원으로 삼아 자신을 갱신하는 능력이라 할 수 있다. 결국 유능성은 고정된 성취가 아니라, 끊임없이 학습하고 조절하며 성장하는 과정적 힘에 가깝다고 느껴진다.

2.6. 실존적인 연결감

관계성의 핵심은 실존적 정직성에 있다. 실존주의가 말하듯, 인간은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직시하고 존재해야 한다. 내가 연결되었다고 느끼는 순간은 내면과 외부 세계가 일치하는 순간, 꾸밈없는 나 자신이 타인과 마주하는 순간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불완전함의 인정이다. 인간은 본래 결함을 가진 존재이며, 그 사실을 받아들일 때 비로소 진정한 관계가 가능하다. 서로의 불완전함 속에서 상호작용 하며, 그 과정을 통해 함께 완성되어 간다. 따라서 관계성에서의 연결감은 자기 자신을 드러내는 용기에서 출발한다. 그 용기가 타인과의 이해와 수용으로 이어질 때, 관계성 욕구는 충족된다.